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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을 담고 있어요! 1. "시점·인칭·화자"의 개념 2. "1·2·3인칭 시점"별 장단점 비교 3. 이야기 톤/ 거리 / 정보 설계 전략
📍 지난 글 “06. 대사의 구조, 대화의 리듬: 말로 서사 쓰기”에서 '대사와 대화’ 쓰는 법에 대해서 살펴봤다면,
이번엔 이야기를 말하게 하는 존재, "시점·인칭·화자"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내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지?”
소설을 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의 출발점에는 늘 ‘시점’이라는 선택지가 있죠.
사실 우리는 이미,
시점이 바뀌면 이야기의 인상도 달라진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영화 볼 때를 떠올려보세요.
어떤 영화는 주인공의 눈을 따라가듯 밀착해서 보여주고,
어떤 영화는 한 발 떨어진 거리에서,
또 어떤 영화는 신의 시선처럼 인물도, 사건도, 과거와 미래까지 내려다보죠.
이건 단지 화면을 보는 각도가 다르다는 건 아니에요.
카메라의 위치, 렌즈의 종류에 따라,
같은 장면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이야기 역시 어떤 시점과 인칭, 화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경험하는 감정, 거리, 몰입 방식이 달라져요.
지난 6화에서 다뤘던 것처럼,
(➡️ '06. 대사의 구조, 대화의 리듬: 말로 서사 쓰기’ 읽으러 가기)
좋은 이야기 속 대사는
단지 인물이 말하는 문장이 아니라
그가 왜 그렇게 말하고, 왜 어떤 말은 하지 않는지로 완성됩니다.
그런데 그 말할 수 있음과 없음의 조건은
바로 이 시점과 화자의 위치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이번 글에서는 이야기의 관점(Point of View)을 구성하는
인칭 그리고 화자(Narrator)를 어떻게 고를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떻게 인물의 말하기 방식,
더 나아가 이야기 전체의 결을 바꿔놓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0. ‘화자’부터 짚고 넘어가요
먼저 ‘화자’라는 개념을 조금 더 분명히 짚고 넘어갈게요.
화자(Narrator)는 이야기 속에서 말을 전달하는 존재입니다. 이 화자는 반드시 작가 자신은 아니며, 등장인물과도 구분됩니다.
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는 ‘닉 캐러웨이’지만, 작가인 피츠제럴드와 동일시되지 않죠.
또한 모든 이야기가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서술되는 건 아니므로, ‘이야기를 누구의 목소리로 전달할 것인가’를 설정하는 것이 시점 설계의 핵심이에요.
요약하면,
작가(author): 이야기를 만든 사람
화자(narrator):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소리
등장인물(character): 이야기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
이 셋을 구별하며 이야기의 위치를 조율해보세요.
1. 시점, 왜 중요한가요?
위에서 영화의 카메라 비유로 설명했듯,
시점은 단지 형식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 시점이 바뀌면, 독자가 경험하는 세계 자체가 달라집니다.
동일한 사건이라도
누구의 눈으로, 어떤 거리에서, 어떤 톤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인상은 완전히 달라지는 거죠.
시점을 고를 때 핵심 축을 생각해보세요
(1) ‘인칭’
1인칭
: 이야기 속 인물이 ‘나’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함
2인칭
: ‘너’ 또는 ‘당신’에게 말을 거는 방식 (드물고 실험적인 시점)3인칭
: 이야기 바깥의 화자가 ‘그/그녀/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함
(2) 시점의 ‘범위’
제한적 시점
: 특정 인물의 내면과 상태에 대해서만 보여줌전지적 시점
: 모든 인물, 사건, 시간에 접근 가능객관적 시점
: 어떤 캐릭터의 내면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외부에서 관찰/묘사함💡이 시점은 흔히 ‘카메라 시점(Camera Eye)’ 또는 헤밍웨이식 서술이라고도 불려요. 독자는 인물의 내면을 알 수 없고, 오직 행동, 대화, 표정, 주변 환경만을 통해 상황을 추론해야 하죠.
📖 예를 들어,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은 주인공의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반복되는 행동과 무심한 대화를 통해 서서히 죽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의 시나리오에서도 이 방식은 자주 사용되며, 독자(혹은 관객)의 해석 여지를 크게 열어두는 효과가 있어요.
이 시점은 정서적 거리감, 해석의 개방성, 극적인 아이러니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두 요소의 조합으로 다양한 시점이 만들어지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시점은 1인칭, 3인칭 제한적, 3인칭 전지적 시점이에요.
각각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볼게요!
1️⃣ 1인칭 시점
-"나"로 바라 본 세계는?
1인칭은 등장인물(보통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점입니다.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 수 있어, 화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죠.
가령 관객들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의 시각으로, 기택과 그 가족의 일환이 된 듯한 경험을 하죠.
그래서 기택이 겪는 위기 상황이나 긴장감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어요.
📍 장점
감정선에 밀착된 서술
개성 있는 목소리를 만들기 쉬움
‘신뢰할 수 없는 화자’ 활용 가능
1인칭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경험하는' 느낌을 주곤 하죠.
화자의 편견, 결핍, 오해를 통해 이야기의 불확실성을 설계할 수도 있어요.
📍 단점
정보의 제한
: 주인공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 독자에게 전달 가능다른 캐릭터의 내면 묘사 어려움
편향된 시각
: 객관적 진실보다 주관적 진실이 중요하니까요.
💡 1인칭 시점은 주로 이런 이야기에서 자주 사용돼요!
성장 소설
심리 스릴러
개인적 모험 이야기
회고록 형식의 소설
추리 소설
1인칭으로 쓸 때는 주인공이 어떻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인물이 어떤 상황에서,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 3인칭 제한적 시점
- 어깨 너머로 바라보기
가장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시점입니다.
‘그/그녀’라는 3인칭 서술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한 인물의 내면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죠.
『위대한 개츠비』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이 소설은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을 화자로 삼아,
닉의 눈을 통해서만 개츠비와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즉, 독자는 닉이 본 것만 알고, 닉이 느낀 것만 따라갑니다.
그렇기에 개츠비는 끝까지 비밀스럽고, 데이지는 애매모호하며, 닉의 감정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이처럼 3인칭 제한적 시점은
한 인물의 시선에 밀착하면서도,
전체 이야기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는 묘한 시선을 형성합니다.
📍 장점
객관성-감정 몰입의 균형
여러 인물의 시점을 장면별로 전환 가능
자유간접화법으로 내면 묘사가 자연스러움
📍 단점
한 장면 내 시점 전환 어려움
시점 인물이 아닌 등장인물의 내면은 묘사 제한
💡 3인칭 제한적 시점은 주로 이런 이야기에서 자주 사용돼요!
현대문학, 로맨스, 판타지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
복합적 관계 구조를 가진 이야기
👁️🗨️ 3인칭 전지적 시점
- 신의 눈으로 바라보기
“그는 뒤돌아섰다. 그녀는 그가 왜 웃었는지 모른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전지적 시점은 작가 또는 외부 화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과 사건, 시간에 접근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가장 넓은 범위여서, 큰 구조와 복잡한 관계를 다루기에 좋아요.
📍 장점
• 넓은 정보 설계 가능
• 복잡한 이야기 구조에 유리
• 작가의 목소리, 논평 삽입 가능
📍 단점
• 감정적 거리감
• 긴장감/몰입감 약화 가능성
• 서술의 방향성 상실 우려
💡3인칭 전지적 시점은 주로 이런 이야기에서 자주 사용돼요!
역사 소설
가족 대하소설
사회 비평적 소설
복잡한 정치적/사회적 배경을 가진 이야기
여러 세대에 걸친 서사
🧵 2인칭과 복합 시점
- 실험의 시선
일반적인 시점 외에도 독특한 효과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시점들이 있어요.
“당신은 아직 그 대답을 하지 않았다.”처럼요.
🫵 2인칭 시점: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형식입니다.
강한 몰입감을 주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기엔 피로도가 커요.
"당신은...", "너는..." 형태로 독자를 직접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죠.
📍장점
강력한 몰입감과 친밀감, 독특한 실험적 느낌
📍 단점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독자에게 피로감 줄 수 있음
짧은 소설, 실험적 장르, 인터랙티브 서사(예) 독자 참여형 텍스트)에 적합
⧝ 복합 시점
복합 시점은 단순히 인칭을 섞는 것이 아니라, 서술 구조를 다층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이에요.
다중 시점(Multiple POV)
: 각 장 또는 구간마다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구조.
예) 『왕좌의 게임』은 인물별로 챕터가 나뉘며, 사건을 다각도로 보여줍니다.
교차 시점(Alternating POV)
: 주로 두 인물 간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서술하는 구조.예) 현대 로맨스 소설에서 흔히 사용됩니다.
1인칭 + 3인칭 병렬 서사
: 중심 서사는 3인칭이지만, 중요한 전환점에서 1인칭 화자가 삽입되며 긴밀한 몰입을 유도.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이처럼 복합 시점은 이야기의 주제나 서사 구조에 맞춰 의도적으로 선택되어야 하며,
다면적 주제와 인물 구성이 필요한 이야기에서 효과적이고,
시점 전환이 명확해야 하며, 어조 유지가 중요합니다
시점 선택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 이 이야기는 누구의 시선으로 말할 때 가장 생생하게 살아날까요?
✅ 독자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싶나요?
✅ 정보는 언제, 어떻게 공개되어야 하나요?
✅ 이 이야기를 지금, 왜, 누구에게 들려주는가?
시점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
그리고 누구의 목소리를 빌려 진실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에요.
처음엔 어떤 시점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도 괜찮아요.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스스로가 “나는 이렇게 말해줘야 해”라고 말할 거예요.
벌써 작법 콘텐츠 7화네요!
여전히 작법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노벨라 고객센터나 노벨라 이메일을 통해
편하게 이야기 걸어주세요.
✏️ 다음 8화에서는, 묘사 방법에 대해 다뤄볼게요.
보여주기(Show)와 말하기(Tell),
이야기에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요!
함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노벨라 팀 드림
정기적으로 보내드릴게요!